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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인테리어 [Chapter 2-1]

비즈니스 스터디

카페 인테리어 [Chapter 2-1] 유형별 카페 인테리어 사례 - 셀프 인테리어 : 언더스테이티드
『위대한 개츠비』 속 바다 건너 초록 불빛,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린라이트를 간절히 열망하는 마음. <언더스테이티드>에서 만난 손현근 대표의 커피에 대한 갈망은 딱 그렇게 표현해야만 할 것 같다. 카페 인테리어는 그야말로 본질인 ‘커피’가 살아나는 공간이라야 한다는 열정의 공간, 언더스테이티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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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본질’에 집중해야

특별한 인테리어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언더스테이티드의 손 대표를 인터뷰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답은 바로 이것이었다. “저는 그게 싫어요. 방문했을 때 공간을 향유하느라 커피가 뭔지 관심도 없는 손님이 있습니다. 공간이 그걸 망치는 거예요. 커피와 공간이 서로 조화가 안 되고, 불필요한 것이 서로 모여 엉망이 되는 거죠.” 결국, 공간은 허울뿐인 ‘꾸밈’이 아니라 그 ‘본질’에 집중할 때 진정한 아름다움이 발산된다는 것이다. 커피를 위한 장소를 만들고자 사력을 다해 고민하는 모습이 그 공간 속으로 ‘진정성’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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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절제’가 선행된 인테리어

빈 공간의 울림으로 더욱 또렷해지는 피아노 선율, 플레이리스트가 공간과 잘 어우러지는 언더스테이티드. ‘빈 공간’은 이 카페의 아주 매력인 콘셉트다. 실제로 이 카페의 이름, 언더스테이티드understated는 ‘적게 말하다’란 뜻을 가진 단어다. “의자 하나 더 놓고, 벽에 뭔가를 하나 더 걸고 싶지만 여기서 그만. 이런 절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삶을 이루는 필수 덕목은 ‘절제’니까요.” 전시관의 느낌을 자아내는 이 카페는 심플하지만, 그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벽의 절단면과, 예술 조형물로서 기능하는 테이블과 의자가 매우 인상적이다. “모든 것이 다 설계됐었고 의도가 있는 공간이라 거짓말하고 싶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조형물은 미리 디자인했더라도 막상 만들어져 공간에 들어오면 안 어울릴 수 있어요. 그래서 즉흥적으로 배치한 것도 많고요. 그저 그 상황에서 이 공간을 봤을 때 가장 필요하다고 느꼈던 걸 만들었습니다.”

손 대표는 공간이란 직접 보고 듣고 느껴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한 달 반의 공사 소요 기간 중, 절반 이상 공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으로 썼다고. “저는 이 장소에 그냥 앉아 있다가 나가는 행위를 반복했어요. 제가 직접 설계했는데도 장소를 제대로 모를 수 있거든요. 한 번은 제대로 느껴보려고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겨울이라 추워 죽는 줄 알았지만요(웃음).” 1950년대에 지어져 세탁소, 정미소, 주거지 등으로 사용되면서 시간과 역사가 깃든 건물. 이 건물을 선택한 이유는 건축학을 전공했던 그가, 마음대로 생각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건축 일을 그만둔 이유는 시키는 것만 해야 한다는 특징 때문이었어요. 저는 이 공간을 마음대로 때려 부수고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장소는 예전의 시간을 간직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는 철학에 따라, 그는 오래전에 그려졌을 낙서도 곳곳에 살려뒀다. “그 당시 꼬마들이 기록한 낙서예요. 아마 지금쯤, 우리 부모님 세대가 아닐까요.”

기본 지식에 열정 더하기

셀프 인테리어를 시행할 때 유의할 점으로, 그는 기본 지식에 열정을 더하는 것을 추천했다. 즉, 우리나라의 모든 단가가 기록된 『일위대가』란 책을 통해 기본 지식을 습득한 뒤, 업체를 적어도 30군데 방문하는 경로다. “새로운 업체를 방문할 때마다, 전문 용어를 조금씩 습득할 수 있거든요. 그러다 서른 번째 업체를 방문할 땐, 이미 그 자재를 잘 알게 되는 거죠. 그러면 괜히 바가지를 쓸 수 있는 위험도 줄어들어요.” 덧붙여, 셀프 인테리어로 할 수 없는 것을 두 가지 언급했다. ‘유리’와 ‘에어컨’ 공사는 그 노동력과 인건비를 계산했을 때, 전문 업체에게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참, 망치로 부셔서 인테리어로 쓸 수 있는 벽이 있어요. 하지만 내력벽과 비내력벽으로 구별하세요. 내력벽은 부셔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비내력벽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중을 받다보면 내력벽으로 변하는 경우가 발생해요. 콘크리트가 굳어가면서 가장 단단하기까지 40년이 걸리거든요. 그 시간이 지나면 아예 건물 자체가 하나가 된 거죠.” 내력벽은 지붕과 위층의 하중을 받는 기둥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쉽사리 건드리기 어렵다. 반면 비내력벽은 단순히 공간을 나누기 위해 사용하는 벽체이므로 설치나 철거에 큰 제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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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터마이징 머신

언더스테이티드에서는 특별한 에스프레소머신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키스반더웨스턴KEES VAN DER WESTEN의 스피드스터Speedster로, 디자이너가 한 해에 오직 네 개만 설계한다. 손 대표가 직접 색상이나 재질을 의뢰한 커스터마이징 머신이라고. 이쯤 되면 셀프 인테리어를 시행했던 그의 열정이 어느 정도 수준이었는지 가늠해볼만하다.


● 주소 서울 마포구 만리재옛길 69-1
● 문의 010-2979-0732
● 운영 평일 10:00~21:00, 토요일·공휴일 11:00~19:00,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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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커피 DB

사진  월간커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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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김이

    흰 벽과 벽의 느낌 때문인지 좀 추울거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네요. 그래도 커스터마이징 머신이 정말 멋지네요!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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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팅팍팍

    요즘 좋은 인테리어는 많지만 편한 공간은 부족하다는 생각도 많이 드네요. 조금 덜 예뻐도 머물기 편한 공간도 생기면 좋겠습니다~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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