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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빈 시장의 지속가능성 탐구Ⅱ

전문가 칼럼

그린빈 시장의 지속가능성 탐구Ⅱ
지속가능한 거래를 위한 밑거름

Part 1. 품질에 맞는 가격을 목표로 한 옥션 판매
오로 대회에는 국내 심사위원의 1차 심사를 통과한 50종의 커피만이 국제 심사위원의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국내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프레디 라파엘Fredy Rafael은 “지역의 조합에서 활동하다보니, 무심결에 다른 커피와 혼합되던 커피들이 각자의 이름을 달고 테이블 위에 올라온다는 자체로 큰 의미가 있었다. 많은 종류의 커피를 볶고 커핑하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국제 심사위원들이 커핑하는 모습과 옥션에서 좋은 가격으로 낙찰되는 모습을 보니 보람이 느껴졌다. 소비국 사람들에게도 농부들의 수고스러움과 기쁨에 찬 모습이 꼭 전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1차 심사를 통과한 50종의 커피는 모두 오로의 이름과 로고를 사용해 판매할 자격을 획득했고, 이후의 심사를 통해 25개, 다시 10개로 추려졌다. 최종적으로 커핑 점수 상위 10개 커피는 마지막 커핑을 통해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가 매겨졌다. 10개의 커피는 시상식 이후 옥션을 통해 바이어에게 판매되는 형식이었다.
오코테페케 마을의 광장에서 진행된 시상식에는 농부뿐만 아니라 모든 커피 관련 종사자들이 운집했다. 히카르도 부통령은 “오로 데 오코테페케 탑10에 오른 사람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좋은 커피를 좋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이 행사가 오랜 시간 지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회의 기획자이자 헤드저지인 쉐리는 “생산자의 노력이 담긴 멋진 커피를 만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좋은 결과를 얻은 사람 뿐 아니라 모든 농부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윽고 시상식이 진행됐고, 1~10위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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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오로 데 오코테페케 최종 순위

상위 10개 커피가 발표되자 곧장 사일런트 옥션Silent Auction* 방식의 경매가 진행됐다. 1시간 동안 진행된 경매에서는 바이어들 간의 눈치작전이 펼쳐졌고, 이 모습을 지켜보는 농부들은 추임새를 곁들여 더욱 높은 가격에 구매해줄 것을 독려하기도 하였다. 최종적으로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커피는 파운드당 10달러를 넘었으며, 이 커피를 생산한 농부들은 기쁨의 환호를 아끼지 않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9위를 차지한 농장주는 “농장 규모가 작다보니 수확한 커피의 단가 자체가 낮은데다, 가공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었다. 생활하는 자체가 너무 힘겨웠는데 이번 기회에 커피를 좋은 금액에 판매할 수 있어 행복하다. 모든 바이어들을 농장에 초청하고 싶다. 정말 고맙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탑10 뿐 아니라 국제 심판관 테이블에 올랐던 50개 커피는 대부분 판매가 완료됐고, 모든 커피는 뉴욕 C마켓 가격보다 높은 단가에 판매됐다. 전체 대회를 진행하고 조율한 연응주 대표는 “오로 데 오코테페케에 출품한 모든 농부들이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가격에 커피를 판매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 커피를 업으로 삼은 사람으로서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해당 Lot 번호가 적힌 종이에 응찰자가 이름과 가격을 적는 방식. 자연스레 경쟁입찰 방식으로 가격이 높아지고, 제한된 시간 내에 가장 높은 가격을 적은 사람이 낙찰을 받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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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리사이클, 미래를 위한 투자
필자는 오코테페케 지역의 대표적인 조합인 코카페롤Cocafelol을 방문했다. 이 자리를 안내한 델미 노에미Delmy noemi는 현재 이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농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수확기가 완전히 끝난 후의 가공시설은 또 다른 준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조합차원에서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미생물의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 농부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조합에서 연구개발하고 있는 것은 ‘체리 부산물을 활용한 토양의 비옥도 증가’였다. 펄핑 이후 버려진 체리의 껍질을 흙과 혼합한 뒤, 배양한 미생물을 주입해 잘 썩도록 만들고 지렁이를 키워 친환경적인 거름을 만들고 있었다. 델미는 “체리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건 가공과정에서 물을 정화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작업이다. 체리 과육에는 다양한 영양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재활용해 커피 나무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리사이클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체리 수확이 끝난 시기에는 부산물의 발효와 거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재배에 반드시 필요한 토양의 무기물은 질소, 인, 칼륨, 칼슘, 아연, 망간 니켈 등으로 다양하다. 농부들은 안정적인 판매를 통해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비료를 구입해야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기술파트 담당자인 호세Jose는 “커피 생산국에게 있어 생물학적 유기물 생산 시설을 갖추고, 이를 통해 농부들을 지원하는 사업은 매우 중요하다. 커피는 노동집약적 산업인데 반해, 커피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하지만 농부들이 품질 좋은 커피를 생산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원하고 노력한다면, 좋은 가격에 구매할 구매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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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테페케 지역의 커피 품종
온두라스에서 재배되고 있는 커피 품종은 매우 다양해, 2019년 오로대회(오코테페케, 산타바바라)에서 만난 커피 품종 역시 다채로웠다. 온두라스커피협회인 IHcafe에서 개발한 개량종인 IHcafe90 뿐 아니라 렘피라Lempira, 파라이네마Parainema까지 이곳에서 개발되고 육성된 품종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중미지역에서 주로 재배하고 있는 파카스, 카투아이(레드, 옐로우)도 높은 빈도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전통적인 커피의 재래품종인 티피카와 버번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중미지역의 대표품종인 카투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델미는 “온두라스에서 재배하는 품종은 파카스가 가장 많다. 최근 장려되고 있는 사치모르 계통의 파라이네마도 수년전부터 많이 식재되고 있다. 병충해에 강하고, 생산량이 좋은 IHcafe90과 렘피라의 재배 비율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다른 중미국가들은 카티모르 계통의 품종도 많이 심는다는데, 온두라스의 계량 품종은 대부분 사치모르 계통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품종 관련 트렌드 중 ‘파라이네마가 가진 특별한 향미’에 대한 의견도 물었는데 “오렌지향과 향신료 느낌이 매력적인 품종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애프터 테이스트에서 느껴지는 떫은 느낌과 스파이시함을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지대에서 자란 파라이네마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온두라스에서 재배된 품종 중 어떤 품종이 가장 좋은 맛을 내는지 묻자 “단맛이 뛰어난 파카스와 화려한 향미를 지닌 카투아이를 섞어서 재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품종의 혼합에 대한 편견이 많은데, 향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재배 단계부터 같이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이는 필자가 작년 페루 방문 때 들었던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페루 중부 비야리카의 커피 농부인 에드윈Edwin은 “개인적으로 게이샤의 화사하고 다채로운 맛도 좋아하지만, 단맛을 보완하기 위해 버번품종과 함께 재배하고 수확 후 혼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요즘 품종과 가공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카티모르, 사치모르 계통 품종에 대한 편견도 늘었다. 단순히 병충해에 강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탄생한 품종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품종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는 것은 환경적 요인이라는 게 산지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이번에 방문한 산마르코스 지역의 해발고도 1,290m에 위치한 농장의 농장주는 “농부들에게는 필연적인 선택인 카티모르, 사치모르 계통의 품종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어, 향미 개선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가공법을 바꿔보는 게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어떤 품종을 심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키워내고 가공하는지가 핵심이다. 더욱 좋은 품질의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품종 이름만 보고 많은 것들을 판단하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송호석
사진  송호석

추천(1) 비추천(0)

  • empashero

    그래도 낙찰 가격이 낮은편이네요 ㅎㅎ

    2020-01-08

    좋아요(0)
  • 프차도전

    지속가능성은 앞으로 커피 시장 미래를 위해서라도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ㅎ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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