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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산업 내 경종을 울리다, '지속가능성'이란 무엇인가?

커피스터디

산지 커피 산업 내 경종을 울리다, '지속가능성'이란 무엇인가?
지난 해 11월 12일, 본지에서 커피 전문인 혹은 커피 애호가를 대상으로 커피 산업에서의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습니다. 비영리단체의 대표, 커피 수입 업체의 임원, 그리고 KNBC 챔피언이 각자의 자리에서 바라보는 지속가능성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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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재배되기 가장 좋은 날씨는 섭씨 18~21℃라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 SCASpecialty Coffee Association에서 발표한 기후변화 연구에 따르면, 갈수록 날씨가 더워지면서 커피 생산국에도 커피가 재배되는 지역의 고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커피나무는 최대 30℃까지 견딜 수 있으나 그쯤 되면 커피의 퀄리티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온도뿐만 아니라 강수량의 측면에서도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데 수확기에 많은 비가 내려 커피를 건조하고 가공하는 단계에서 커피 관리가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이렇듯 악화된 환경에 병충해는 늘어만 가고, 소농들의 경우 기술력을 빌리기에 한계가 있으므로 곧바로 타격을 입어 수확량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죠. 더군다나 전 세계 커피 재배 인구 중 80%는 소농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그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적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커피 산업 내에서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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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재배하는 농가, 그 근원부터 탄탄해야

여성 농부의 인권을 신장시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비영리단체 '빈보야지Bean Voyage'는 '커피 농가가 튼튼한 커피 산업만이 지속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농가 내의 문제점을 해소하려는 열정으로 시작된 비영리 단체입니다. 특히 성평등을 이루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탁승희 대표는 "농가 소유권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70~80%까지 커피 가공에 일조하는 사람들을 '농부'라고 보면 여성이 훨씬 많다. 여성 농부는 여러 가지 성차별을 겪고 있으며 이는 특히 교육 부분에서도 두드러진다"며 "커피 지식을 갖추지 못하면 컵 퀄리티는 낮아질 수밖에 없고, 그 커피는 구매자들이 선호하지 않으니 가난의 굴레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빈보야지는 케어 트레이드Care Trade에 힘쓰고 있습니다. 물물교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이 어디서 왔는지, 그 사람의 환경은 어떤지 알리는 것이죠. 또한, 소농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무상으로 지원하기도 하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기획해 교육합니다. 각자 외로울 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 현실 속에서 커뮤니티를 만들어 협업하는 방식을 알려주고, 여성으로서의 자존감을 살려줄 수 있는 지식을 공유하고, 예산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등의 금융적 지식을 가르쳐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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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이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다

영국의 수입업체, '팔콘 스페셜티Falcon Speacialty'의 임원으로 종사하는 리네는 직접 산지의 커피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회사의 입장에서 지속가능성을 논했습니다. 즉, 지속가능성에서는 이윤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이 두가지를 어떻게 영위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산지에서 커피가 자라고 있는 환경이 어떠한지를 살피고 이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 나은 커피 교배종을 연구하고 여러 녹병과 기후 변화를 조사하는 단체인 월드커피리서치World Coffee Research에 기부하며 에티오피아, 페루 등의 산지에 직접 사무실을 두고 마이크로랏을 만들어주는 등의 실질적 도움을 줍니다. 리네는 "더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는 프로세스는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단순히 커피를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산지에 찾아가서 경험한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 해결책을 제공할지 판단을 내려 실행함으로써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다"며 "생두 구매 회사로서의 노하우를 세계에 공유하고 연결되게 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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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의 한 가지로 제시되는 교배종

이어 2020 KNBC 챔피언인 <빈프로젝트>의 방현영 헤드 로스터는 지난 시간 동안 접했던 여러 종류의 커피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전 세계 아라비카 커피 품종의 90%는 유전학적으로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환경 변화에 취약한데, 최근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품종의 커피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방 로스터는 "하이브리드 품종은 유전학적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1세대는 그 부모세대가 갖고 있던 유전학적 우수성을 전부 물려받게 된다. 저항력이 있는 품종을 합쳐서 만들어진 1세대는 부모 각각의 저항력을 합친 좋은 품종"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연구된 대부분의 교배종은 1세대에서 그치고, 씨앗 재배가 가능한 수준까지 다다르지는 못해서 이후 또렷한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커피 생산지에서 높은 퀄리티의 커피를 재배하기는 어려우리라 추측했습니다. "1℃가 올라가면 커피가 재배되는 고도 역시 100m가 올라가야 한다. 나는 좋은 커피가 생산되고 있는 지금의 고도가 각각 테루아의 적정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전체적인 커피 품질의 변화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

 월간커피
사진  월간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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