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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커피 이야기-2

전문가 칼럼

브라질 커피 이야기-2 파젠다 테라 알타 Fazenda Terra Alta
세계 1위 커피생산지 브라질 커피의 원동력은 커피 생산에 유리한 천혜의 자연조건과 넓은 재배지라 할 수 있으며, 브라질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저지대에서 재배되고 있다. 초콜릿과 너티nutty한 향미 그리고 중후한 바디감 위주의 커피 생산에 주력해왔으며, 최근에는 마이크로 랏을 활용하여 스페셜티 커피 생산을 하는 농장이 늘어나고, 대부분의 농장에서 다채로운 향미를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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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젠다 테라 알타 Fazenda Terra Alta

브라질 커피연수 두 번째로 방문한 농장은 ‘파젠다 테라 알타Fazenda Terra Alta’다. 젊은 부부인 파울로 Paulo Siqueira와 줄리아나Juliana Armelin가 운영하는 이곳은 특히 펄프드 내추럴 프로세싱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는 이곳의 특징은 한마디로 ‘No Patios, Yes Raised Beds’라고 할 수 있겠다. 파젠다 테라 알타는 브라질의 대다수 농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콘크리트 파티오가 전혀 없다. 40개의 레이지드 베드뿐이다. 이례적으로 이곳의 모든 커피는 오로지 레이지드 베드에서만 발효 건조 과정을 거친다. 많은 사람들이 미쳤다고 했지만, 이러한 선택에 대한 두 사람의 이유는 분명했다.

건조를 위해 파티오 위 커피를 뒤집는 과정에서 작업자의 편의를 위해 오토바이를 사용하거나 부츠를 신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 모습을 본 부부는 커피는 보다 소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더군다나 콘크리트 파티오를 만들어 유지하는 운영비가 레이지드 베드보다 비싸기 때문에 고전적인 방법을 선택할 이유가 없었다고. 그러나 레이지드 베드의 경우 파티오보다 건조가 느리게 진행되며 체리나 파치먼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펄핑 후 점액질을 모두 남겨둔 채 발효·건조하는 펄프드 내추럴 프로세싱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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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주요 품종은 ‘IAC 125 RN’이고, 다음으로는 ‘카투아이 62’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운 좋게도 두 커피를 모두 수확하고 있어 필드 경험이 가능했다. IAC 125 RN은 생산 잠재력 및 질병 저항력이 좋은 신품종으로, 점액질의 양이 어마어마해 작업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레이지드 베드에서 발효와 건조를 거치고 나면 밝은 산미와 이국적이면서도 매우 달콤한 향미가 도드라진다고. 수확이 한창인 이곳의 커피들은 휴지기를 거치고 있는 상황이라 커핑 대신 브루잉을 해 마셔볼 수 있었다. 브라질 커피에서 느껴지는 초콜릿과 너티한 향미, 중미커피에서 느껴지는 산미, 그리고 마시고난 뒤 입안에 남는 단맛의 여운은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나중에 또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리는 두 번에 걸쳐 수확한다. 수확한 체리는 웻 밀Wet Mill로 옮겨 선별 및 펄핑을 거치는데, 점액질이 있는 상태의 체리는 레이지드 베드에 수북이 쌓아 자연 건조를 시킨다. 그동안 겉은 마르지만 체리의 안쪽은 수분에 의해 발효가 돼 독특한 향미가 형성된다. 보다 다양한 향미를 얻기 위해서는 커피를 펼쳐 건조하는 과정을 각각 다르게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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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건조는 레이지드 베드에서 수분이 15~16%가 될 때까지 진행하며 20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후 저온에서 기계식 가스 건조기로 수분이 11~11.45%가 될 때까지 추가적인 건조를 거친 뒤 마무리한다. 대부분은 이 과정에서 나무 보일러를 이용하는데 이곳은 일하는 이들의 안전과 편의를 고려해 비용을 더 들더라도 6대의 기계식 가스 건조기를 구비했다.

기계 건조기는 1대 당 60kg의 백bag 45개 정도를 건조할 수 있다. 건조를 마친 그린빈은 수출 인가를 받은 웨어하우스Warehouse로 옮겨지는데, 약 90일가량 보관이 가능하다고 한다. 모든 커피는 1년 이상 신선하게 유지되는 그레인프로 백에 60kg씩, 종이나 비닐 백에는 30kg씩 담아 보관·운송된다. 이곳에서는 연간 평균 1만 1,000백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중 80%는 미국과 유럽의 대형 로스터와 일본으로 다이렉트 트레이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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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어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커피에 대한 농장주 부부의 열정과 자부심이었다. 이들은 매물로 나온 커피농장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재배한 적이 없던 오래된 가축 목장이었던 이 자리에 2010년 처음 커피나무를 심고, 2013년에 첫 수확을 했다. 농장을 구입하기 전 커피전문가, 농업 경제학자와 함께 많은 연구를 하고 비효율적인 전통 방식의 농장 운영에 대한 논의를 거쳐 개선안을 가지고 농장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 덕분인지 첫 수확을 진행한 2013년에 커피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단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굉장한 업적을 이루고 있는 젊은 농장주 부부가 이끄는 파젠다 테라 알타. 이곳의 고품질 스페셜티 커피를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는 날이 곧 오길 기대해본다.
(시리즈3로 이어집니다.)

파젠다 테라 알타 농장 정보

● 농장규모 210ha
● 지역 Cerrado
● 평균 생산량 연간 11,000 bags
● 수확시기 4~9월
● 생산고도 950~1,020m
● UTZ 인증
● 수상내역 2013 Ernesto Illy Quality Award Espresso 부문 1위

재배 품종

● IAC 125 RN         ● 카투아이 62
● 카투아이 MG2      ● 오바타 아마렐로
● 파라이소             ● 카투라 아마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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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커퍼스(한국커피품평협회) Cupper
現 티포인트 스튜디오 대표
現 서울시 강서구, 관악구 노동복지센터 커피강사
現 SCA Q-grader
前 이스타항공 창립/서비스마케팅 실장
前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노동조합 위원장

 고경임
사진  고경임

추천(3) 비추천(0)

  • 오수

    덕분에 몰랐던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3-04

    좋아요(0)
  • 커피나무

    사진이 너무 좋습니다~  월간커피가 이번 7월에도 브라질 커피산지 연수 진행한다고 하던데~

    2019-03-29

    좋아요(1)
  • dlgustjrzld

    부부의 정성이 가득 들어간 스페셜티 커피 꼭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글을 읽어보니 원두 하나를 생산하기 위해 들어간 정성을 생각하지 않고, 그동안 너무 쉽게 커피를 평가하고 소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2019-03-28

    좋아요(1)
  • waitforitttt

    사진으로만 봐도 압도되는 규모의 커피농장이네요. 브라질 커피 산지 내용 늘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

    2019-03-28

    좋아요(1)
  • 콩콩콩

    광대한 커피산지를 느낄 수 있는 사진과 커피농장을 운영하는 부부의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2019-03-28

    좋아요(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