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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C 챔피언의 멕시코 산지투어 -3

전문가 칼럼

MOC 챔피언의 멕시코 산지투어 -3 부에나비스타 마을
멕시코 산지투어 세 번째 이야기, 벌써 절반이상을 달려온 가운데 이번 호에서는 주변에 커피 마을이 다수 분포돼있는 치코무셀로의 부에나비스타 여행기를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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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중개인, 뽀요떼


멕시코 치아파스에서 두 번째로 방문했던 커피마을은 치코무셀로Chicomuselo에 위치한 부에나비스타 마을Union Buenavista이다. 치코무셀로에 도착하자 마을로 올라가기 전에 눈에 띄는 간판이 있었다. ‘compras de cafe(커피 삽니다).’ 주선업자란 뜻의 어원인 코요테coyotes에서 유래한 이름 ‘뽀요떼’로 불리는 사람들의 집산지 간판이다. 뽀요떼는 직접 산지의 농민에게 커피를 구입해, 이 집산지에 판매하는 중개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들은 농민의 교육 수준이 낮아 무역 지식에 약하며 스페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착취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뽀요떼가 가지고 온 물건은 저울을 달아 거래하며, 파치먼트나 체리의 상태로 거래할 때 무게 단가가 각각 다르다. 체리 상태로 거래할 땐 무게를 조금 더 올려 거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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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건조방식, 아프리칸 베드

근처의 건조장을 방문하자 ‘아프리칸 베드’를 볼 수 있었는데, 얼마 전에서야 최초로 아프리칸 베드를 만들어 건조작업을 시행했기에 아직 멕시코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건조방식이라고 한다. 특히 허니 프로세싱 과정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작업이 매우 깨끗하게 이뤄진다고 느껴졌으며, 내추럴 프로세스로 바닥에서 천천히 오래 말리는 커피에서는 건포도와 건자두, 무화과 같은 향이 느껴졌다. 치코무셀로는 흐린 날이 많은 편이라 커피가 빨리 건조되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강하고 무거운 단맛이 나는 편이라고. 우리는 이 건조장에서 다음날 시행할 커핑 샘플을 조금씩 나눠 받고 다시 산지를 향해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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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도 높은 체리와 건강한 나무

부에나비스타 마을은 이전에 방문했던 산 라파엘 마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원주민이 함께 생활하는 이 마을은 흐리고 안개 낀 날이 많고, 높은 지대의 영향으로 구름이 가까이 보인다. 이곳의 흙은 구리와 미네랄 성분이 다량 함유돼, 팥처럼 붉고 어두운 색을 띄며 맛도 독특한 편이다. 평지와 경사면에 걸쳐 경작하며, 나무의 간격이 넓고 날씨가 흐린 편이라 셰이드 트리가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잎이 탄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크기가 작은 편인 체리의 당도는 굉장히 높았다. 특히 버건디 빛깔의 티피카 커피체리가 게이샤 품종에 버금갈 정도로 좋은 단맛을 보였고, 옐로우 버번의 체리에서도 복숭아와 살구 계열의 단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놀라운 것은 키가 굉장히 큰 나무의 열매는 어떻게 수확하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었다. 나무에 탄성이 있는 편이라 지팡이 모양의 막대기를 가지에 걸어 당겨 수확을 한다고 한다. 더불어 인상 깊었던 점은 나무의 나이였다. 보통 커피나무의 나이가 많으면 수확량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 나무들은 15년 이상의 나이임에도 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체리가 많이 열려 있었다.
이곳의 사람들은 수확한 체리를 말리지 않고 바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궂은 날씨 탓에 체리를 말리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고, 말릴 공간이 협소하며 당장에 생활비가 필요한 경제적 사정 때문이기도 하다. 잘 익어 충분히 당도가 올라온 체리만 수확해야 전체적으로 맛이 좋아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지만, 앞으로 멕시코 주민들의 환경이 보다 나아지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밖에는 더 도울 방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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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고 강인한 멕시코 전통 커피

다음날, 산지에서 가져온 샘플을 커핑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커피를 맛보는 순간 방문했던 마을의 모습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번 산지연수 기회를 통해 국내외 바리스타들이 왜 산지에 가는지, 가고 싶은지, 가야하는지 깨달았다. 직접 커피나무를 키워내는 환경, 농부의 수고, 커피 꽃 냄새, 커피 체리의 맛 등….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이 모든 경험과 맛있는 커피의 맛을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생산자에게도 얼마나 기쁜 일일까.
계속해서 하이브리드 품종이 생겨나고 가공방식에도 많은 실험을 시행했던 근래의 속도와 달리, 멕시코의 발전과 변화는 더딜 수밖에 없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커피를 키워왔지만 많은 정치·환경적 요인으로 커피 경작에 위기를 맞았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굴하지 않았다. 순수하면서도 강인한 그들의 전통에, 서두르지 않는 마음을 접목해 커피를 지키고 일궈왔다. 멕시코 커피는 더 높게 뛰어오르기 위해 준비 중이며 우리는 멕시코를 잊지 말아야 한다.

부에나비스타 마을

● 생산고도 약 1,500m~1,700m
● 재배면적 가구당 1~3ha 재배(약 96가구 거주) ● 생산량 약 100톤
● 수확시기 11~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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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마스터오브커핑 챔피언

 조은지
사진  조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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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리스타미니

    산지 내용 때문에라도 꾸준히 들어오고있어요!!! 정말 가보고 싶어요 산지!!!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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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드림

    좋은 커피 와 재배 환경은 불가 분의관계라고 생각해요 멕시코는 최근 좋은 커피를 생산 하기 위한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인상적인 멕시코에 커피이야기가 너무 흥미롭네요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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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싹사장

    멕시코도 커피를 계속 생산하고 있었군요.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멕시코 커피 시장이 더 성장해서 카페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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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룽브룽

    산지 관련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어떻게 나라마다 '커피' 라는 하나의 주제에서 다른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는지 신기하고, 산지가 너무 궁금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네요.

    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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