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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트렌드의 변화, 가향(佳香) vs 가향(加香)의 사이

전문가 칼럼

커피 트렌드의 변화, 가향(佳香) vs 가향(加香)의 사이
2020년은 가공법의 전성기라 생각된다. 국가별로 새로운 가공법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더욱 독특한 향미를 지닌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많은 생산국이 저마다의 노하우를 녹여내고 있다. 이러한 특별한 가공법의 핵심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독특함’이 아닐까 생각된다. 소위 ‘가향커피’라 불리는 커피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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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향커피? 향커피?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는 ‘가향(加香)커피’란 ‘헤이즐넛’, ‘피칸’ 등의 향이 첨가된 커피일 것이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워졌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소비량이 많고 그 향은 더욱 다양화됐다. 그 중 대표적인 메뉴인 헤이즐넛 커피는 우리나라에서 1980년 말경부터 90년 중반까지 ‘커피숍’에서 주로 소비됐다.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충격적인 향 외에는 다른 맛이 감지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와 관련해 <커피소> 고재현 대표는 “헤이즐넛 커피가 유행하던 시절부터 커피숍을 운영했다. 당시 헤이즐넛 커피를 마시는 것 자체가 하나의 트렌드였고, 많은 사람이 헤이즐넛 커피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로 이를 소비했다”며 회상했다. 이처럼 헤이즐넛 커피와 같은 향커피Flavored coffee와 현재 커피시장에서 이야기하는 가향커피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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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향커피의 시작은 2016 베스트오브파나마에서 ‘PA-IN-01’이란 코드로 옥션에 올랐던 ‘누구오 시그니처Nuguo Signature’로 예상된다(물론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공식적으로 공개한 첫 사례는 이 커피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가공과정에서 생두에 망고즙을 뿌린 커피였다. 그 당시 굉장히 파격적인 가공법이었지만, 커피의 발효에 대한 변조가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던 시기라 주목하는 이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여러 대회 출전을 위해 다양한 커피 정보를 모으던 김태형 바리스타는 이에 대해 기록해 두었다. 그는 “당시 커피를 전공하는 대학생이었는데 수업시간에 여러 가공법으로 완성된 커피에 대해 배우면서 가공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대회 관련 커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마시게 된 누구오 시그니처 커피의 정보를 찾아보다 특별한 가공법을 거쳤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전에는 없던 꽤 충격적인 가공법이라 교수에게 질문도 하고 스스로 그 이유를 고민해보기도 했지만 특별한 해답을 찾을 순 없었다. 이렇게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2020년 현재, 커피시장의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가 ‘가향커피’, ‘시나몬 게이트’ 등이 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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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생장 속 가향? No!
커피는 정해진 품종이 어떤 테루아에서 생장하는지에 따라 맛과 향이 결정된다. 이때 인간이 간섭할 수 있는 부분은 비료나 거름, 가지치기, 벌레 방제 등의 작업 정도일 뿐 특별한 맛과 향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일조할 수는 없다. 물론 우리나라 일부 농가에서는 과일의 출하 전 ‘설탕물’을 투여해 당도를 높이는 편법을 쓰기도 하지만, 재배과정에서 맛과 향을 변화시킨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 산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들에게 이에 관해 물었다. 페루 북부 하엔Jaen 지역에서 ‘핀카 윌더 가르시아Finca Wilder Garcia’를 운영하는 윌더Wilder는 “커피를 재배하는 단계에서 맛과 향을 가늠할 수는 있어도 100% 정확하게 예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개인적으로 품종과 농법 등 다양한 변수를 적용하며 최적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지만, 결국 정답은 없다. 나무가 정상적으로 성장해 꽃을 피우고, 보다 안정적으로 과실을 맺도록 돕는 정도의 역할만 할 뿐이다. 예를 들어 ‘그늘 재배Shade Grown’ 방식이 커피 재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졌지만, 우리 농장에서 실험해본 결과 그늘을 만들어 키운 커피가 그늘 없이 키운 커피보다 환경 저항성이 약하더라. 이처럼 사람은 다양한 이론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맞게 재배의 방향을 고민할 뿐, 맛과 향을 예측하는 건 수확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향과 맛을 100% 극대화할 수 있는 재배법이 있다면 농부들의 수고로움을 조금은 덜 수 있겠지만, 현재 그러한 방법은 없다. 윌더는 “아마도 이 때문에 생산자들이 가공법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나 또한 다른 국가에서 시도되고 있는 혁신적인 가공법 중 몇 가지를 시도해본 결과 몹시 인상적인 결과를 얻었다. 향후 새로운 가공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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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법을 통한 가향? Yes!
앞서 윌더가 이야기한 것처럼 커피의 향과 맛을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커피시장 내 가장 큰 쟁점이 된 건 오래된 일이다. 커피 제3의 물결은 ‘특별한’ 커피를 찾기 위한 노력을 키워드로 내세웠는데, 이를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개입은 가공과정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일반적인 커피의 가공법이란 커피 체리에서 생두를 얻는 방법을 뜻한다. 전통적으로 가장 오래된 가공법은 내추럴Natural로, 이는 건조한 기후가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그러나 커피가 여러 나라로 전파되면서 습한 환경에서 커피를 재배하려는 움직임이 일었고, 새로운 가공법이 필요해지면서 등장한 것이 워시드Washed다. 그 후 다양한 필요에 의해 펄프드 내추럴Pulped Natural, 세미 워시드Semi Washed 등이 개발됐다. 하지만 2020년 현재에는 앞서 언급한 네 가지 가공법을 더욱 변형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더욱 특별한 가공법을 시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윌더는 ‘기후의 변화’, ‘커피 향미의 정체’ 그리고 ‘특별한 커피에 대한 수요’까지 세 가지를 그 이유로 꼽았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커피 꽃을 피워내는 블루밍 샤워Blooming Shower가 내리지 않아 개화 시기가 달라지거나, 건조해야 하는 시기에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 등 해마다 기후가 예측할 수 없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커피에서 발현될 수 있는 향미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본다. 매년 쉼 없이 커피를 생산해온 나무들이 이제는 만족할 만한 향과 맛을 내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개선을 위해 비료를 주고, 농장 내 나무의 생장 주기를 다르게 해 토양이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매년 1회, 많으면 2회까지도 이뤄지는 커피 수확의 현실은 생산국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이지 않을까. 상황이 이러니 특별한 커피에 대한 수요 증가는 단순히 게이샤를 경작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물론 향과 맛이 특별한 품종의 재배는 발전적인 대안이겠지만, 새로운 나무를 심고 체리를 수확하기까지 소요되는 3~4년이라는 시간은 농부들에게 너무 길다. 그러므로 조금씩, 차근차근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바로 가공방식의 변화였던 것이다.

-다음 글에 계속

 송호석
사진  송호석

추천(2) 비추천(0)

  • deusvultgo

    개인적으로 가향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고있습니다만. 스페셜티와는 또 다른 시장이 형성된다면 새로운 즐거움을 얻을수는 있을 것 같네요 !

    2021-01-15

    좋아요(0)
  • 푸르른삶

    커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2020-12-25

    좋아요(0)
  • HAHOHUU

    요즘 정말 '다른' 의미의 가향이 인기네요.

    202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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