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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커피 교육기관의 과거와 현재 -11

커피스터디

TIP 국내 커피 교육기관의 과거와 현재 -11
두 가지 키워드로 살펴보는 커피 교육 기관의 어려움

현재 커피교육기관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앞선 게시글로 교육 학원의 인터뷰를 통해 각고의 입장이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지만, 그 어려움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 효과적으로 알리고 개선 방안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본 페이지를 구성했다. 하나는 실정에 맞지 않는 ‘정부규제’고, 다른 하나는 커피교육기관의 ‘포화상태’로 도리어 함께 퇴행하는 업계 분위기였다. (본 기사는 모 바리스타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았다.)


• 정부규제
단지 취업률에만 초점을 맞춰
아무래도 정부규제를 논하자면 NCS*를 기반으로 한 국비지원 교육과정을 거론할 수밖에 없겠다. 이것은 취업률을 높이기에 좋은 제도지만 바로 여기서 고충이 생겨난다. 가르치는 바리스타(학원으로 대변되는)의 입장에선 너무 ‘취업률 위주’로만 가르쳐야 한다는 것. 수강생은 커피를 전문적으로 다루거나 장차 다뤄야 할 사람들인데 수박 겉핥기식으로 기초적인 부분만 만족시켜 취업이 가능하면 만사 오케이가 된다. 정리하자면 커피의 전반적인 산업을 위해 예비 종사자의 질을 올리는 게 아니라 단지 기술을 배우는 것에만 치중하게 만든다는 이야기다. 물론 커피는 기술이 중요하지만 민감한 ‘감각’적 부분 역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선 꼭 필요하다. 가령 한 잔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식은 알더라도, 원두의 종류가 바뀌고 여러 변수가 생기면 컨트롤할 수 있는 감각이 없으니 문제가 된다. 기술은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감각을 찾기도 전에 기술적인 부분만 가르쳐서 취업 전선에 내보내게 되는 환경은 커피 산업에 저해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문 의식을 갖고 가르침에 대한 진정성을 품은 트레이너의 경우 정책이 간혹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고. “사실 정부기관이 취업률로 압박하는 경우에 대해선 학원 입장에서도 인정하는 편이다. 자격증은 이미 남발됐고 교육기관도 포화상태라 갈수록 신입생을 모집하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모집을 도와주니까 고맙긴 하다. 그런데 커피 인이 아니라 기계 같은 사람을 육성해버리니 업계의 발전도 더뎌지고 처우 개선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체계화한 것.

교사에겐 턱없이 높은 기준
반대로, 국비 지원과정 바리스타 교사들은 타 직군에 비해 교사가 되기까지 어려움을 겪는다. 직업훈련소 교사가 되기 위한 자격 요건엔 국가자격증을 소지했을 경우 추가 점수를 부여받을 수 있는 항목이 있다. 그러나 커피 관련 국가자격증은 없어 자연스레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방편이 사라지고, 오로지 경력을 비롯한 다른 요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오랜 준비가 필요하게 된다. 국가자격증이 마련되지 않은 업계이므로 다른 강사에 비해 대우도 낮은 게 현실이라고. 자격증 취득의 문턱이 높다는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전문성을 높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는 ‘턱없이’이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사례를 참고해보자. 김 모 씨는 이번에 어느 지역의 여성발전센터에서 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마쳤으나 결국 국가기관의 퇴짜를 맞았다. 그녀는 바리스타 경력이 길고 대회를 수상한 경험이 다채로우며 커피 실력 면에서도 빠짐이 없다. 그러나 단지 재학 중이므로 대학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자격 요건에는 대학 졸업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의아한 부분은 그 엄격하게 요구하는 대학 졸업장이, 커피에 관련된 과가 아니더라도 허용된다는 것이다. “커피의 A부터 Z까지 가르치는 실력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뛰어난 부분이 많은데도 단지 대학 졸업자가 아니란 이유 하나 만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니 솔직히 억울하다. 그런 건 개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포화상태
전문성을 위해 시험의 난이도를 높일 필요가 있어
커피교육기관의 포화상태는 예로부터 제기됐던 문제지만 근래엔 문을 닫는 교육기관이 많다고 한다. 국가기관의 연계가 없이 학원 스스로 학생을 모집하고 운영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이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남발했던 결과로, 오로지 정부 규제의 잘못으로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말 그대로 자격증은 그 실력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하죠. 운전면허 소지자는 운전을 할 줄 알아야 하듯이…. 그런데 바리스타 2급 소지자는 커피 관련된 전문적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숩니다. 그게 엄청난 문제죠.” 갈수록 시험의 난이도가 완화되는 실정이며, 오히려 평가 기준을 높여 전문성을 부여해줘야 업계의 인지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 방침을 시행할 때 커피교육기관이 전문성을 갖추고 힘을 길러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난무하는 자격증,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될 것
그렇다면 왜 커피 관련 국가자격증은 없는 걸까? 커피 자격증을 발부하는 사단법인 기관은 현재 몇십 개를 넘어서고 있다. 이쯤 되면 정부만 탓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시스템 또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민간에서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서 시작한 자격증 사업을 쉽사리 놓지 못하기 때문에 국가자격증이 생기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견해다. 이에 대해 정부에서 적극적 규제에 나서지 않는 이유를 추론해보자. 커피 산업이 아직 우리나라에서 큰 경제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일 수 있겠다. “예를 들면 미국은 경제 대국이잖아요. 그리고 미국의 하와이는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인 코나 커피의 산지예요. 그런데도 미국에선 그 코나 커피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진 않거든요. 국가 경제력의 극소를 차지하는 부분이라서…. 하물며 우리나라는 커피 재배국도 아니니 산업적으로 키워볼만한 매력은 아직 없는 거죠.” 베트남, 콜롬비아, 브라질 같은 경우 커피 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만드는 주 사업 중 하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커피 산업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니 건의를 올릴 수는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대처방안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사실, 우리가 학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정부 규제가 심하다고 느끼진 않아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취업률이 항상 문제가 되잖아요. 아무래도 카페가 어마어마하게 많으니까 정부에선 카페에 취업시킬 바리스타를 양성하는 것만큼 좋은 건 없는 거죠.” 외부에서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주지 못한다면, 내부에서라도 발 벗고 나서 업계의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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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커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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