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아 2월이 된 지금도 전 세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키워드는 여전히 코로나19입니다. 코로나는 커피 생산국의 환경 및 품질, 인력 배치 등 전반적인 부분을 흔들어놓았습니다.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인 미국은 경기 침체, 정치적 혼란 등이 심화되며 큰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랩 커피>매장과 교육장을 운영하는 연응주 대표는 "미국 전역이 문제지만, 업장이 위치한 로스앤젤레스는 특히 10명 중 1명이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있다고 할 만큼 심각하다.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언제쯤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보장이 없어 잠시 한국에 귀국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우리나라 카페산업 또한 코로나에 대한 정부 정책으로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매장 내 착석 및 음료 음용이 금지됐기 때문이죠. 이와 관련해 카페 점주들이 국민청원과 피켓시위 등으로 자구책을 도모하고 있지만 이미 피해는 회복이 불가한 수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문제는 카페산업이 붕괴될 경우 각종 원부자재 및 기기산업마저 악화되어 결국에는 커피산업가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백신이 개발돼 접종이 시작됐으며, 우리나라 제약회사에서도 치료제 및 백신 출시가 임박했다는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옵니다. 물론 코로나가 단번에 종식되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시기를 우리는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하이투자증권'이 발표한 '보복적 소비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리포트에서는 '과거의 9.11 테러,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주요 경제적 쇼크가 진정된 이후 소비자의 보복적 소비가 일어났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과거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공통적인 어려움의 끝에 가장 먼저 증가한 것은 '외식소비'였다고 합니다. 물론 외식소비의 증가가 커피산업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지만, 과거의 사례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시대를 미리 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몇몇 업계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직면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커피시장을 키워드로 살펴보겠습니다.

개인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인과의 만남 등 일상적인 모임을 모두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커피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커피시장을 예측하는 첫 번째 키워드로 '개인화'를 들 수 있습니다.

지난 12월 14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가 발표한 '2021년 외식산업 전망 5개 핵심어'는 외식문화, 소비성향, 영업전략 등과 관련된 단어 1,423개를 수집하고, 이 중에서 문헌 조사와 전문가 설문조사 및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된 20개 단어에 대한 소비자(2,000명)와 전문간의 설문조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것입니다.

위 자료에는 '홀로 만찬'이 가장 먼저 언급됐습니다. 조리 관련 분야에서 1인식에 대한 연구 및 제품 개발은 이미 큰 진척이 이뤄진 바 있으며, 1인 가구의 증가와 맞물리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커피의 경우 단순한 소비를 넘어 소통의 매개체로 여겨지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1인 커피' 혹은 '개인화된 커피' 관련 연구나 제품 개발 등은 미비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의 개인적 커피 소비에 대비해 적절한 제품을 출시하려는 준비가 필요해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파주시 소재 <일루션커피> 임준수 대표는 "거리두기로 인해 커피 소비가 개인화될 것이라고 본다. 이미 많은 부분이 개인화되고 있는 현상이 관측되기 때문에 다양한 타입의 제품을 구상 중이다. 예를 들어 원두의 경우 많이들 판매하는 용량인 100g이나 200g보다 소량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마이크로 패킹'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임 대표가 언급한 마이크로 패킹은 사실 이미 존재하는 포장 방식으로, 다만 가격대가 상당히 높은 최고급 커피를 20g씩 소분해 금전적 부담을 줄이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현실적이고 편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할 시점입니다. 현재 많이 판매되는 '드립백'이나 '커피 티백' 같은 부류의 제품이 좋은 대안이죠.

글  송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