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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그 이후, 배달 서비스의 명과 암

비즈니스 스터디

코로나19 그 이후, 배달 서비스의 명과 암 카페 배달 서비스
핸드폰으로 커피를 주문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 팬데믹 이후 카페 업계에도 찬바람이 거셌지만 배달 서비스가 홀 매출의 부진을 부단히 메꿔주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야외 활동 인구가 늘고 배달비도 끝없이 오르면서 배달앱의 기세가 예전만 못하다. 배달 서비스는 앞으로도 카페의 주요 판로가 될 수 있을까? 코로나19 이후 배달 서비스의 명과 암을 들여다보았다.


위기 속 내려온 한 줄기 빛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방문을 걸어 잠그고 외출을 삼갔다. 카페에서 커피만 마시는 것이 아닌 공간을 향유하는 문화가 자리잡은 우리나라에서 카페 시장이 입은 타격은 더욱 컸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볼 수만 없던 카페 업주들이 불황의 타개책으로 주목한 것이 바로 배달 서비스였다. 커피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개인카페까지 너나할 것 없이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커피 및 음료를 배달 주문한 소비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커피프랜차이즈 중 배달을 가장 먼저 시작한 ‘이디야커피’는 2020년 배달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500% 가까이 올랐다는 소식을 알렸다. 배달 플랫폼들이 발표한 여러 지표도 커피음료점의 배달 주문건 수가 이전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배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채택한 전략은 유효했다. 한국경제학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구 지역의 배달앱 이용 음식점과 비이용 음식점 간에는 평균 25%p의 매출 하락폭 차이가 발생했다. 이중 식음료업체의 경우 배달앱 이용업체의 매출 감소율은 19%로 미이용 업체(33%) 대비매출액감소가14%p 적었다. 다른 조사 결과도 배달 서비스의 효과를 증명한다. ‘KB국민카드’가 지난해 자사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고객의 음식업종 소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배달앱 결제가 전년 대비 68% 증가하는 동안 오프라인 음식점 결제는 2% 줄어들었다. 특히 커피·음료전문점은 배달앱 매출이 119% 증가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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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더욱 짙어지는 법

 불황 속 뜻밖의 특수로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배달서비스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 으로 접어들면서 배달 서비스 이용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조사 결과 2022년 12월 안드로이드와 애플 스마트폰 기준 국내 배달앱 사용자는 2,310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 년 동월 대비 약 170만 명이나 감소한 수치다. 끝없이 치솟는 배달비도 악재로 작용했다. 배달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배달대행 업체들이 올해 들어 배달대행 수수료를 500~1,000원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 난해 평균 3,300원이었던 수도권 기본 배달대행료는 4,400원 수준으로 1년 만에 약 3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서비스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것을 누구보다 절감 하는 이는 소상공인들이다. 요즘 한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의 카페·디저트 업주 게시판에선 배달 매출의 저조를 한탄하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중에는 “배달 주문이 눈에 띄게 줄었다”, “배달비와 수수료를 떼면 남는 게 없다”, “배달 서비스를 점점 축소시키고 홀영업에 집중할 예정”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오른 배달비를 전부 소비자에게 전가하자니 그만큼 주문이 줄어들고,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비 일부를 부담하자니 마진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바람 앞의 등불, 아니면 환한 등대?

 카페를 비롯한 음식점들의 새로운 판로로 주목받던 배달서비스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서비스 안정화 및 정착을 위한 대책이 부랴부랴 등장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자치구역 내 소상공인들의 중개수수료 부담을 덜겠다며 공공 배달앱을 줄줄이 출시했다. 2023년 2월 기 준 공공 배달앱의 수는 30여 개에 이른다. 공공배달앱 은 중개수수료가 1~2%로 최대 15%에 육박하는 민간 배달앱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으며 지역화폐를 사용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다. 하지만 마케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용자 수가 매우 저조하므로 혈세 낭비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작년 2월 소비자가 배달 플랫폼별 배달비를 한번에 비교할 수 있도록 배달 수수료 현황을 공개하는 ‘배달비 공시제’를 시행했다.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플랫폼 간 배달비 인하 경쟁을 유도하자는 취지에서 도입했으나 가격 변동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접근성이 떨어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배달비 공시제가 시작된 2022년 2월부로 배달비는 여전히 계속 오르는 추세다. 배달비 공시제가 유명무실해지자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소비자물가지수와 별도로 외식배달비 지수를 발표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외식 가격과 배달 가격을 분리 해 배달 물가 상승률을 정확하게 파악하겠다는 계획이 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2월부터 입점 가게를 대상으로 ‘거리별 배달팁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 행정동이 아닌 가게와 배달지 간 직선거리 기준으로 배달료에 차등 을 두는 방식으로, 입점 업체들 사이에서 꾸준히 요청이 있었던 사항이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배달 서비스가 앞으로도 카페 업계의 주요 판로로 활약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월간커피
사진  월간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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