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닫기

[창업 대선배의 TIP] 카페 이미 대표 이림

비즈니스 스터디

창업 대선배의 TIP카페 이미 대표 이림
세 가지 콘셉트의 매장을 운영하는 이림 대표의 카페 창업에 대한 고민

09da3195d1bf528f7ceb4d26a00f8aa3_1544505307_256.jpg


저는 손님을 비롯해 인연을 맺은 주변 사람들과 먹고사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카페를 운영하며 잘 먹고 잘사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몸소 체험하다 보니 고민이 많습니다. 그래서 공부합니다. 그 결과 무엇을 먹고사는지 보다,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 역시 어떻게 살지 고민하다가 그에 대한 어설픈 결론으로 첫 가게를 열었습니다. 그것이 어느덧 벌써 한 자리에서 8년 차가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덕분에 첫 번째 매장과는 다른 형태의 매장 두 곳을 더 열었습니다. 이 두 매장 역시 힘든 과정이 있었지만, 어느덧 4~5년 차의 제법 안정적인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물 덕분인지 아니면 어떻게 먹고 살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눈 탓인지, 카페 창업에 관한 고민을 갖고 찾아오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대부분 각자가 그리는 창업에 대한 그림을 여러 형태로 보여줍니다. 이 일을 전혀 해본 적 없는 분부터 나름 유명한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바리스타까지 그들은 준비하고 있는 계획을 들려줍니다. 그분들에게 저는 항상 “카페를 창업하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고 묻습니다. 이 업계에서 일해보지 않은 분들은 “일단 커피를 먼저 공부합니다.”라고 대답하고, 어떤 분들은 “제가 뭘 해야 할까요?” 반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들의 대답은 비슷하면서도 다양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뭐라고 대답하실 건가요? 저의 대답은 “카페라는 업 자체에 대해 공부할 것”입니다. 그런데, ‘카페’라는 학문은 없습니다. 대체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요? 공부는 단순히 교과서나 교재를 보고 읽고 외우는 것만은 아닐 겁니다. 대상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그 본질을 보다 깊숙이 탐구하는 노력도 공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카페 창업을 앞두고 고민해야 할 본질은 무엇일까요? ‘이를 생업으로 내가 과연 먹고살 수 있을까?’ 하는 것 아닐까요? 카페 수익이 생계와 상관없이 말하자면 취미로 창업을 할 만큼 여유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저 취향의 고민일 뿐이지만, 그러한 경우를 제외한 생업으로써 카페 창업을 앞둔 이들은 무엇을 알아두어야 할까요? 카페 창업 전, 놓치기 쉽지만 반드시 고민해야 할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1. 수익 구조를 세워라
우선 다들 착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창업하려는 분들에게는 분명 롤 모델로 생각하는 카페가 있을 것입니다. 롤 모델인 매장을 보고 나름 ‘자기화’하여 만들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점에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생깁니다. 본인이 롤 모델로 생각하는 매장은 분명 꽤 잘 되는 곳으로 인식되고, 수익도 많이 날 것이라 ‘믿어집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실제 수익이 적고, 심지어 매장의 대표가 이 업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매장운영이 매우 잘 되는 것처럼 보임에도 말이지요.

실례로 저의 첫 매장 역시 “제가 아는 개인 카페 중에 가장 잘되는 것 같아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과거에는 매출 대비 수익이 매우 낮은 매장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 매장은 저의 첫 매장을 비롯해서 생각보다 많습니다. 손님이 많아 무척 잘되고 좋아 보이는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는 매장이 실상은 수익이 나지 않는 곳이었을 확률이 꽤 높습니다. 이유는 다양합니다. 낮은 회전율, 지나치게 많은 카페, 높은 월세, 구조의 문제로 인한 과한 인건비 지출 등등… 반대로 겉보기와 다르게 알찬 수익 구조를 갖고 있으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매장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롤 모델로 삼을 매장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어렵습니다.

창업하기 전에 어설프게나마 사업계획서를 작성해보고 임대료나 인건비를 고려해 목표 매출을 설정할 수 있나요? 세금에 대한 부분과 재료비 원가 산정을 통해 메뉴 가격을 합리적으로 정하는 법 등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해서 어떤 형태로든, 어느 정도의 판매를 완수해야 일정 수익이 나온다는 공식을 세워놓아야 합니다.



2. 기능적 접근 vs 감성적 접근
보통 카페 창업을 준비할 때 대부분 기능적인 접근을 합니다. 카페가 갖고 있는 기능으로, 먼저 대표적인 음료 커피는 카페인을 포함한 ‘메뉴’로서의 기능을 합니다.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 특히 차가운 음료는 갈증을 해소해 주기도 하죠. 카페가 가진 공간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노트북을 이용한 작업 공간의 기능도 있습니다. 이외에 카페에서 제공하는 케이크 및 디저트는 부족한 당과 허기를 채워줍니다. 더불어 이 모든 음료와 디저트가 무척 맛있다면 맛에 대한 만족감도 줍니다.


대부분 창업자는 어떻게 하면 이런 기능적인 부분을 잘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카페 창업을 위해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와 같은 질문에, “일단은 커피를 공부한다.”는 대답이 거의 첫 번째로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기능적인 부분을 만족시키면 자연스레 수익은 따라오리라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실제로 기능만 충족시켜서는 기대만큼의 반응을 이끌어 내기 힘듭니다. 만약 기능만이 선택의 기준이 된다면, 일본이나 프랑스에서 커피와 디저트에 관해 좋은 스킬을 배우고 돌아온 분들은 모두 창업에 성공하겠지요. 그러나 유학으로 현지 경험을 쌓고 돌아온 분이 오픈한 매장도 문 닫는 경우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사람들은 더 이상 기능적으로 필요한 것만 구매하지 않습니다. 사고 싶은 것을 사는 시대입니다. 이것은 분명 매우 큰 차이를 갖습니다. 즉, 필요한 기능만을 위해 돈을 쓰기보다 사고 싶어지는 마음(감성)에 소비합니다. 물론 여기서 카페로서의 기능적 측면은 기본적으로 충족돼야 합니다. 다만, 이제 시대는 기능적인 부분만 평가하기에는 지나치게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치열한 카페 시장에서 기능적인 부분만 집중해서 초기 선택을 받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능이 아닌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감성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누군가에게 노출되는 사진 한 ‘컷’이 갖는 힘을 활용한 매장이 기본에 충실한 음료를 내세우는 매장보다 훨씬 잘 되는 경우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기능적으로 아쉬운 면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요즘 창업하는 개인 카페의 경우 음료의 질이 극단적으로 떨어지는 일은 드뭅니다. 기능적인 것은 배울 곳도, 관찰할 곳도 많아졌으니까요. 그래서 요즘 카페 업주들은 기능의 만족감보다 ‘잘 나오는 사진을 이용해야 한다’, ‘사진이 잘 찍혀야 한다’ 정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한때 '있어 빌러티'라는 단어가 유행했습니다. ‘있어 보인다’와 ‘ability(~를 할 수 있음, 능력)’의 합성어로 ‘있어 보이게 하는 것, 또는 있어보이게 하는 능력’이라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카페에서는 특히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NS가 등장하기 전까지 개인이 누군가에게 자신을 뽐낼 방법은 직접 만나서 보여주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보이는 외양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이었기에, 브랜드 가방이나 옷차림 등이 자존감을 어필하는 수단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굳이 누군가를 만나지 않고도 ‘나는 이런 것을 하는 사람, 이런 문화 즐기는 사람’임을 컷에 담아 노출할 수 있습니다. SNS가 저렴한 금액으로 자존감을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 된 것이지요. 물론 SNS의 이러한 기능이 모든 것을 대변해주진 않지만, 컷이 갖는 의미는 굉장히 커졌습니다. 따라서 컷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창업 시 이를 활용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포토존을 구성한 매장이 그 예입니다. 예쁜 컷이 나오는 공간으로 감성적 혜택을 주고, 기능의 질적인 면까지 받쳐준다면 그 매장은 당연히 성공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컷을 만드는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기능만이 아닌 감성으로서의 카페가 추구해야 할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고객에게 줄 이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창업자가 창업의 중요한 조건으로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감성적인 혜택을 고려한다면, 그 안의 기능적인 요소는 교육이나 다른 업체와의 협업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물론, 기능에 소홀해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좋은 품질과 차별화된 기능은 변하지 않는 창업의 전제 조건입니다.



3. 창업이 목적이 되면 안 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카페를 창업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생계를 꾸려가기 위함입니다. 그게 아니고 하나의 취미로, 수익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취향대로 운영하는 것이라면 고민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가정을 일구고 가족의 삶을 책임져야 할 사람에게는 분명 ‘창업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창업 이후 어떻게 하면 계속 수익이 발생하는 매장으로 이끌어갈 것인지 생존을 위해 고민해야 합니다.

많은 창업자가 매장 개점만 하면 모든 일이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창업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창업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시작’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매장 오픈 이후 얼마 안 가 바로 옆에 큰 자본력을 갖춘 카페가 오픈한다면? 스타벅스를 비롯한 유명 프랜차이즈가 가까운 곳에 생긴다면? 비슷한 형태의 매장이 생겨 손님을 나눠야 한다면, 그 속에서 나의 카페는 버틸 수 있을까? 그때 나의 무기는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계속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답을 준비해둬야 합니다. 물론, 창업 시기엔 시작만으로도 너무 벅찹니다. 하지만 시작 단계부터 미리 생존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에서 다양한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하나씩 깊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겠지만, 우선 창업 시 꼭 고려해 봐야 할 부분을 주제로 던져 보았습니다. 그에 대한 답은 각자의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 정도의 생각과 고민, 공부 없이 성공적인 카페 창업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창업과 그 이후의 안정적 생존은 정말로 힘드니까요. 실제 제 매장이 있는 홍대와 인사동 주변에도 작지만 강하다고 생각했던 매장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경우도 봤습니다. 탄탄한 실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부디 제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꼭 한 번씩 고민해보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명확한 답이 나와 있는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에는 익숙합니다. 그러나 창업 그리고 그 후의 생존에 대한 것은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나 처한 상황이 다르고 가진 자본금도 다르기에 관찰이나 연구, 상담만으로는 답을 구할 수 없습니다. 저 역시 위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지금도 다양한 책을 읽고, 공부하며 노력합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형태의 생존’이니까요.






4e3c57d38f61aee8b706c34cb48dc394_1559205951_933.jpg

  CUP

사진 월간커피 DB

 

추천(1) 비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