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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커피 이야기-4

전문가 칼럼

브라질 커피 이야기-4 파젠다 리오 브릴한테 Fazenda Rio Brilhante
브라질 산지 투어 중 네 번째로 방문한 농장은 파젠다 리오 브릴한테Fazenda Rio Brilhante다. ‘빛나는 강’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곳은 그 이름처럼 맑고 빛나는 물결이 흐르는 강가에 위치해있다. 농장주 이나시오 카를로스 얼반Inacio Carlos Urban은 커피에 대한 열정으로 1976년 미나스 제라이스Minas Gerais에 정착하고, 1984년에 이 농장을 인수해 리오 브릴한테라고 이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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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젠다 리오 브릴한테 Fazenda Rio Brilhante

이나시오는 현재 아들, 딸과 함께 34년 동안 가족 사업으로 커피 농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방법이 돋보인다. QR 코드를 사용해 농장에서 로스터에 이르기까지 원산지 추적이 가능한 검증 프로그램을 도입함음로써 고품질의 커피를 일관되게 생산하고 있으며, 사회 환경 문제에도 깊게 관심을 갖고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 수상경력도 꽤 화려하다. 2017년에는 Cerrado Coffee Japan 대회에서 1위, Rainforest/Imaflora 경연대회에서 2위, Cerrado Mineiro V지역 경연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곳은 산지 연수 중 방문했던 10곳 중 가장 즐거웠던 곳이기도 하다. 2017 브라질 브루어스컵 챔피언 카밀라 프랑코Camila Franco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스페셜티 커피숍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이 농장의 커피를 사용해 챔피언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이곳에서 커피 품질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있다. 농장의 가공 시설을 둘러 보다 그녀의 커피를 발견하는가 하면, 농장에서의 모든 일정을 함께 하며 소비자의 관점에서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지속가능성과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셰이드 트리를 심는다. 숲처럼 빽빽하면 좋았겠지만 이곳의 특성상 기계수확을 위해 간격은 다소 넓은 편이었다. 수확을 앞둔 ‘카투아이 144’ 재배 필드에서는 커피 체리가 익어가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색깔과 그 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수확은 5월에서 9월 사이에 이루어지며 수확된 커피는 바로 자연 건조하는 것은 물론, 웻 밀로 옮겨 이물질을 제거한 뒤 색도와 밀도에 따라 분류한다. 체리 상태 혹은 펄핑 후 점액질이 있는 상태에서 일정한 두께로 수북하게 모아둔 채 12~36시간을 자연 발효를 시킨다. 남아있는 수분은 연중 30℃ 전후의 열대성 기후와 어우러져 자연 효모를 만들어내고 발효 작용을 한다. 이 과정에서 초콜릿과 과일의 향미 프로파일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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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는 파티오에서 12~24시간 자연 건조한 뒤 기계식 건조기에서 한 번 더 건조한다. 펄프드 내추럴의 경우는 25℃에서 25시간, 내추럴의 경우는 40℃에서 33시간 동안 진행한다. 레이지드 베드에서는 12~36시간 발효시킨 후 일조량에 따라 12~18일 간 30분에 한 번씩 솎으며 수분이 12%가 될 때까지 자연 건조시킨다.
이때 자연 이스트를 첨가해 커피에 독특한 향미를 더한다. 이를 드라이 발효라고 한다. 레이지드 베드 건조 과정을 둘러 보다 오렌지 블라썸 이스트와 그 꽃을 함께 넣어 가공 중인 파치먼트의 꽃 향에 취하기도 했는데, 이게 바로 2017 브라질 브루어스컵 챔피언의 커피라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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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물결, 스페셜티 커피의 흐름에서는 커피 품질 향상을 위한 프로세싱은 매우 가치 있게 여겨지는 것 같다. 다채로운 향미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어서일까. 내추럴과 워시드로 구분됐던 프로세싱은 갈수록 세분화되고, 독특한 향미를 얻기 위한 실험과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발효와 건조 과정에서 온도와 시간을 다르게 해 새로운 향미를 끌어내고자 한다. 이렇게 얻어진 커피 10종과 오레지 블라썸 이스트 발효 가공을 거친 커피 1종을 더해 커핑을 해볼 수 있었는데, 모든 커피는 SCA 기준 스페셜티 커피였다. 이곳의 커피는 오렌지 블라썸, 포도, 딸기, 오렌지, 살구, 초콜릿, 캐러멜, 중간 정도의 밝은 산미, 그리고 벨벳 같은 바디감이 좋았다. 약하긴 해도 독특한 발효 향이 느껴지는 커피도 있었다. 예측하건대 미네랄이 풍부한 이곳의 지리적 특성 덕분인 것 같다.

‘가족 같은 분위기의 농가란 이런 것이구나’ 느꼈던 건 농장주 가족들의 진심어린 배려 때문이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식사를 빠짐없이 챙긴 뒤에야 식사를 하는 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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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까세르(EXPOCACER)&<둘세라도(Dulcerrado)>

파젠다 리오 브릴한테 방문 전날, 우리를 가이드했던 브라질스페셜티커피협회BSCA 소속의 크리스는 리프레쉬 커피를 제안하며 엑스포까세르와 이곳에서 운영하는 스페셜티 커피숍 <둘세라도>로 안내했다. 이곳에서는 세라도 지역의 다양한 커피를 커핑하고 샘플도 요청할 수 있었다. SCA 기준 80점 이상의 스페셜티 커피들은 엑스포까세르로 보내져 인증 과정을 거친 후 품질 인증이 식별된 공식 커피 포장지를 사용한다고 한다.

파젠다 산타 세실리아 농장 정보

● 인증 Regio Cerrado Minerro, UTZ, Rainforest, 4Association, BSCA
● 지역 Cerrado Minero
● 평균 생산량 50,000 bags
● 수확시기 5~9월
● 규모 총 1348ha(커피 재배 면적 1065ha)
● 생산고도 950~1,086m
● 프로세싱 세미 워시드, 내추럴, 워시드, 풀리 워시드, 펄프드 내추럴 선드라이, 내추럴 선드라이, 펄프드 내추럴

재배 품종

● 아카이아
● 레드•옐로우 버번
● 레드•옐로우 카투아이
● 카투아이 62•144
● IBC 125
● 옐로우 토파지오
● 레드 문도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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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커퍼스(한국커피품평협회) Cupper
現 티포인트 스튜디오 대표
現 서울시 강서구, 관악구 노동복지센터 커피강사
現 SCA Q-grader
前 이스타항공 창립/서비스마케팅 실장
前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노동조합 위원장

 고경임
사진  고경임

추천(1) 비추천(0)

  • 커피나무

    브라질 커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최대산지라고만 알고 있는 브라질 커피의 또 다른 매력을 읽을 수 있어 좋습니다~

    2019-04-08

    좋아요(1)
  • 커피감성

    빛나는 강 옆의 농장이라니 커피도 더 맛있을 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9-04-08

    좋아요(1)
  • 커피커핑

    매주 올라오는 칼럼 같네요.
    브라질에 대한 환상이 생기는 글 같습니다!!

    2019-04-08

    좋아요(1)